처음 스마트홈에 관심을 가졌을 때 나느 그저 편리함을 기대했다. “말로 불 끄고, 자동으로 공기청정기가 켜지고, 외출하면 전기가 꺼지는 그런 집.” 생각만 해도 너무 멋졌다. 그래서 나는 큰 고민 없이 스마트 전구와 플러그, 센서 몇 개를 주문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다는 사실!
첫 번째 시행착오는 호환성 문제
처음에는 단순히 ‘가성비’만 보고 제품을 샀다.
전구는 샤오미, 플러그는 브런트, 센서는 알리에서 구입한 아카라 제품이었다.
겉보기엔 다 잘 작동될 것 같았지만, 문제는 이 제품들이 각각 앱이 다르고, 플랫폼이 다르고, 심지어 언어도 다르다는 거였다.
전구를 켜려면 Mi Home 앱, 플러그는 Brunt 앱, 센서는 Zigbee 게이트웨이가 필요했다.
결국 나는 단 하나의 간단한 자동화도 만들 수 없었다.
두 번째 실패는 와이파이 문제
처음 스마트 플러그를 연결하려 할 때, 연결이 도통 되지 않아 몇 시간을 허비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스마트홈 기기의 대부분은 2.4GHz 와이파이만 지원하는데, 우리 집 공유기는 5GHz만 잡히고 있었던 것.
이런 기본적인 정보조차 몰랐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공유기 설정을 2.4GHz로 분리해 놓고 나니, 대부분의 연결 문제가 해결됐다.
세 번째는 자동화의 과욕
기기들이 잘 연결되기 시작하자 나는 흥분해서 수십 가지 자동화를 만들어버렸다.
‘밤 11시가 되면 조명 꺼짐’, ‘현관문 열리면 음악 재생’, ‘습도 높으면 환풍기 작동’…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 너무 많은 자동화가 불편함으로 이어졌다.
갑자기 음악이 켜지고, 무드등이 켜졌다가 꺼지고, 내가 원하는 타이밍과 어긋날 때가 많았다.
자동화는 많다고 좋은 게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정리했다
내가 매일 반복하는 행동에만 자동화를 적용했다.
예를 들어, 아침 7시에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는 것, 외출 시 플러그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는 것,
이런 단순한 루틴만 남겨놓았더니 훨씬 쾌적하고 자연스러운 집이 되었다.
스마트홈은 단순히 기기를 많이 갖추는 게 아니다.
내 생활을 얼마나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에 맞는 ‘자동화’를 설계하느냐가 핵심이라는 걸
나는 시행착오 끝에 비로소 알게 되었다.
지금은 전보다 훨씬 단순하지만 훨씬 똑똑한 집에서 살고 있다.
매일 아침 조명이 은은하게 켜지고, 외출 시 알아서 모든 전원이 꺼지며,
저녁엔 내가 말하지 않아도 조명이 켜진다.
기술이 나를 앞서가는 게 아니라, 내 삶에 기술이 맞춰졌다는 느낌이 든다.
스마트홈은 어렵지 않다
다만 시작할 땐 한 걸음씩, 그리고 내 생활에 맞게 조정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지금 막 시작하려는 분이라면,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피하셨으면 좋겠다.